가리산자연휴양림
 
 
 
작성자 관리자 (admin) 등록일 2015.11.01 조회수 932
제목 나도 꽃을 피우는 나무

나도 꽃을 피우는 나무

나무는 늘 경이롭습니다. 감히 흉내 내지 못할 자연의 조화(造化)를 보여줍니다.
가을이 되었다고 색을 갈아입고 미련 없이 나뭇잎을 떨구는 나무와 달리 나는 무엇인가를 잃는 게 두려워서 닥치는 대로 꼭 붙잡느라 손가락이 다 아픕니다. 춥고 긴 겨울을 묵묵히 견디는 나무를 보면 끊임없이 구시렁대며 불평하는 내 모습이 부끄러워집니다. 봄이 되었다고 새 잎을 내고 꽃봉오리를 맺는 나무들의 성실함은 얼마나 성스러운지요. 아침이 되어도 눈이 잘 떠지지 않아 잠에 굴복해 하루를 망쳐버리는 나의 게으름과는 너무 다릅니다. 일어설 때인데 지쳤다고 징징대며 주저앉아 버리는 저의 나약함과는 너무 다릅니다.
나무들도 속으로는 앓고 있을까요? 아프기도 할까요? 그런데도 그렇게 의연하고 꿋꿋하게 철 따라 꽃을 피우고 잎을 내며 열매를 맺는 것일까요?
어떤 물음에도 그저 바람에 흔들릴 뿐인 나무의 침묵을 보고 있으면 슬프고 부럽습니다.
그리고 나도 나무처럼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.
그런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뜨개질을 했습니다. 나무가 피워내는 것들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. 그래도 나무는 묵묵히 그 손뜨개들을 가지에 달도록 내어줍니다.
내가 모르는 나의 안, 어디선가 꽃이 피어나고 있기를 소망해봅니다.


파일 나무꽃.jpg       down : 23